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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심술꾸러기들의 딴지걸기
최봉석 기자  |  cbs@tru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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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5  1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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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첫 발...짜증내는 적폐세력들

   
 

[트루스토리] 블라인드 채용이 수험생들에게 일종의 절규와 같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실력도 없이 돈 많은 부모를 만나, 주입식 교육으로 명문대에 간 사람이 인맥, 학연 등으로 무조건 공공기관 입사에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또 천문학적인 자본으로 성형외과를 찾아 얼굴을 모조리 뜯어 고쳐서 ‘실력보다는 얼굴로 승부수를 던져’, 실력이 비록 뛰어나지만 얼굴이 못생긴 사람을 제압하고 공공기관에 입사하는 시대도 종식됐다는 것이다.

반면 가난한 부모를 만났다는 이유로 서울지역 대학을 못가고 지방대를 졸업했어도 누구보다 업무적인 측면에서 실력이 월등한 사람은 앞으로 공공기관에 취업이 용이해졌다. 공공기관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 신체조건, 학력을 기재하고 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금지되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전격 도입됐기 때문이다.

방식은 혁명적이다. 과거에 그들이 보여줬던 구시대적 유물에서 확실하게 탈피했다. 1차, 2차 서류에 통과해서 최종 면접 단계에서도 앞으로 면접관은 응시자의 인적사항에 대해 물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어느 대학을 졸업했든 똑같은 출발선상에서 경쟁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과거에도 이 같은 시도는 있었지만 매번 가진 자들의 반발에 의해 좌초됐다. 이른바 ‘명문대 출신’들은 자신들의 성역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그 밖의 대학에 대해선 ‘듣보잡’ 취급을 해왔다.

이 때문에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뽑으라는 가장 기본적인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철저히 귀를 막았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딴지를 걸었고, 블라인드 채용보다는 ‘인맥’ ‘학연’에 따른 채용을 선호했다. 솔직히 대다수 직종에는 스펙이라는 게 전혀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늘 스펙을 외치며 스펙 지상주의에 올인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선후배와 함께 일하길 바랐고, 또 얼굴이 뛰어난 여자들 위주로 채용하면서 일부 간부들은 버젓이 성희롱을 저질렀다. 스펙이 좋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아름답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또한 스펙이 좋은 사람이 오히려 불법과 비리에 연루되고, 얼굴이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획일화 된 여자들이 취업 후 회사에 금방 싫증을 느끼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명문대’ ‘미모’ 위주로 채용을 해왔다.

그들이 ‘블라인드 채용’에 반발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블라인드 채용을 하게 될 경우,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방대(그들의 기준으로는 듣보잡)나 미모가 뛰어나지 않는 여성들이 더 많이 뽑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학력과 집안이 좋아서 ‘운 좋게 취업된’ 기성세대들의 입장에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그림이다.

국정농단 세력으로 분류되며 사회적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더럽고 지저분한 울타리를 만날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인정할 수 없는 채용 방식이라는 의미다.

이미 선진국은 ‘블라인드 채용’이 취업시장에 확산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우리도 대통령을 잘 뽑은 이유 하나만으로 변화된 채용 시장에 서서히 용해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득권 세력들은 ‘블라인드 채용이 만능이 아니’라며 황당한 논리로 딴지를 걸고 있다.

정부가 깜깜이 채용을 독려하는 것도 아닌데 ‘깜깜이 채용이 된다’고 우는 시늉을 하고 있다. 인맥 학연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와 기준으로 채용을 하라는 것인데, 이들은 “응시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고 울부짖고 있다. 허섭스레기 수준의 발상이다.

딴지를 위한 딴지걸기이고, 발악을 위한 발악이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통해 ‘누구든지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자는데, 그동안 시간과 돈을 들여 열심히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은 뭐가 되느냐고 반문한다. 반면, 쓸데없는 기준으로 그동안 시간과 돈을 들여 열심히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의 무턱에도 가지 못하고 좌절한 엄연한 사실에 대해선 애써 눈을 감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물론 만능이 아니다. 하지만 ‘노력의 일환’이다. 변화와 혁명은 순식간에 되지 않는다. 시도가 중요하고 첫 걸음이 중요하다. 그나마도 시도조차 안하는 것 보단 낫다. 핵심은 차별을 하지 말고 선입견을 갖지 말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5, 7, 9급 공채 시험의 경우에는 이미 2005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왜 이런 사실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눈을 감을까.

외모 차별, 남녀차별을 타파하고, 평등과 공정을 추구하는 ‘블라인드 채용’에 딴지를 거는 세력들은 여전히 차별을 즐기고, 선입견을 갖고, 공정한 기회가 싫은 부류다. 입사지원서를 통해 학력을 알고 싶고, 출신 지역도 알고 싶고, 사진을 통해 신체 조건도 알고 싶고, 가족관계도 알고 싶은 것이다. 이른바 적폐세력.

응시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게 그렇게 불만족스러울까. 날마다 비좁은 상자 속에 갇힌 사고방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심술꾸러기들의 투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싱그러운 바람을 만끽하길 바라본다.

최봉석 대표이사 겸 발행인, 대표기자

블라인드 채용 이미지 = KB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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