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인기검색어 : 문재인, 안철수
비평과분석이슈추적
도깨비 빤스와 인어의 눈물 - 2017 드라마 어디로 가나 ②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1.06  13:34:5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도깨비와 인어가 TV를 점령했다. 스타작가 김은숙, 박지은을 앞세운 케이블TV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이하 ‘도깨비’)와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하 ‘푸른 바다’)은 1월 첫째 주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중이다.

공교롭게 김은숙과 박지은 작가는 같은 시기에 동화에나 나올 법한 환상의 주인공을 내세운 유사한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러한 판타지 캐릭터의 출현은 멜로드라마 필수조건이었던 재벌가의 대체역할로도 비춰지는 편이다.

이를테면 돈에 구애받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기존드라마의 식상한 재벌후계자 이미지를 파기시킬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드라마 수익구조 PPL(상품 간접 광고)을 전담하며 2017년 방송사의 실질적 구원자로도 기능한다. 실제로 두 드라마 PPL은 매회 수 억 원대를 호가하며 광고주들의 기대치를 십분 충족시킨다.

설화에 따르면 도깨비는 예로부터 마을의 수호신으로 기능했다. 극중 도깨비 김신(공유)은 과거사로 인해 가슴에 검이 꽂힌 채 939년간 죽지 못하고 있지만, 인간의 생사와 길흉화복을 꿰뚫어보는 탁월한 수호능력을 지녔다. 이에 김신은 세계 곳곳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기적의 손길을 건넨다.

그러나 의아하게도 드라마는 도깨비의 이러한 능력을 도깨비의 자기구원 가능성으로도,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과의 로맨스 실마리로도 활용하지 않는다. 이토록 절대적인 선(善)의 힘은 다만 김신과 인연을 맺은 한 소년이 천국에 이르는 장면이나, 혹은 김신이 길거리 소매치기를 단죄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로만 스쳐지나갈 뿐이다.

동요에서 알려졌다시피 ‘금 나와라 뚝딱’이나 ‘도깨비 빤스는 튼튼해요’에 관련한 도깨비의 흥미로운 특질들도 마찬가지로 가볍게 소모된다. 드라마는 김신이 가신(家臣) 유덕화(육성재)에게 산더미 같은 골드바를 자랑하거나, 도깨비 빤스가 질기다고 놀리는 저승사자(이동욱)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코믹한 톤으로 클로즈업할 뿐이다.

김신이 가슴에 꽂힌 검을 뽑느냐 마느냐를 대단원으로 유예하며 신부 지은탁과의 ‘썸’에만 몰입하듯이, 인어 심청(전지현)의 육지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푸른 바다’는 인간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심장이 굳어버리는 인어의 사생결단을 잠정 보류했다. 심청은 그만큼 허준재(이민호)의 사랑에 좌지우지되고, 남자의 의지가 없으면 연인관계를 형성할 수조차 없는 수동적 여성상으로 묘사된다.

대신 ‘푸른 바다’ 역시 드라마의 빈 공간마다 시트콤 개그코드를 여럿 배치하는 식이다. 가령 눈물을 진주로 바꿀 수 있는 심청은 돈을 좋아한다는 허준재를 위해 신파드라마를 마구잡이로 감상하기에 이른다. 육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 인어의 순정(純情)은 어느 순간 이렇듯 희화화되고 만다.

이를테면 ‘도깨비’와 ‘푸른 바다’는 드라마에 예능?시트콤 특성을 접목시키는 방송가의 최신경향을 또다시 번복한다. 도깨비도 인어도 ‘사랑이 곧 구원’이라는 최소한의 로맨스 명제에 입각해 있긴 하다. 그러나 결국 두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것은 플롯이 지니는 문학적 함의(Message)라기보다, 인어와 도깨비 캐릭터 자체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이성(Sexuality)적이고 귀여운 ‘매력’이다.

드라마 추이에 따르면 도깨비의 전지전능한 힘도 인어의 초자연적인 생명력도 끝끝내 스스로를 구원하진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도깨비와 인어가 인간세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단 하나, 평범한 인간 연인들에게 잘 보이는 것뿐일까.

번안하자면 이것은 잘 생긴 공유와 예쁜 전지현이 시청자를 즉물적으로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매력적인 스타 파워, 쾌락적인 유머의 힘, 그리고 나날이 자극적인 시청 포인트를 원하는 한국과 해외 시청자들의 위태로운 역치(?値). 그렇다면 도깨비, 인어 다음엔 무엇이 등장할까. 2017년 한국드라마는 정말이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사진 = tvN, 스튜디오드래곤, 문화창고

< 저작권자 © 트루스토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이기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68길 21, 9층(여의도동, 정곡빌딩) | Tel : 070-7803-2562 | 팩스 02-761-6163
상호명 : (주)트루스토리 |  발행인 : (주)프라임미디어그룹 조재옥 |  편집인 : 조재옥 |  편집국장 : 최봉석 | 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 : 최봉석
인터넷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 02774(등록일:2012년09월18일)
Copyright © 2012 트루스토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bs@true-story.co.kr
모든 기사의 소유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의 허가 없이는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복사를 금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