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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에 대처하는 자세 - 2017 드라마 어디로 가나 ①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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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5  13: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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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국가정책은 사람들의 일상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해 중국의 한 블로거에 따르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이 한한령(한류금지 조치)으로 보복 대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언론들이 이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사실상 중국이 공식발표한 바는 아니었던 한한령이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의 귀에도 최면술처럼 꽂힌 격이 됐다. 실제로 유인나는 중국 드라마에서 돌연 하차했고 송중기, 이민호의 중국 광고도 취소됐다. 해외 판매를 목표로 야심차게 기획됐던 국내드라마들의 판권 수출도 암암리에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는 결국 범 대중의 입소문을 토대로 전개되는 산업이며, 미래의 IT 역시 빠른 속도로 발달할 것이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인들이 케이팝이나 케이드라마에 관심을 보이는 현 시점에, 한류산업의 타깃이었던 중국시장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문화산업을 전개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인간의 스토리텔링 본능은 무한하며 ‘한드’(한국드라마) 시장 역시 한동안은 한한령과 무관하게 치열한 결과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한드 최근 경향을 짚어봤다.

   
 

◆ 리메이크에 웃고 울고

지난 2016년 한 해에도 해외수출을 염두에 둔 비상(非常)한 드라마 포맷이 탄생했다. 만화나 텍스트가 종이 매체를 떠나 온라인에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이 근 10년 안에 이루어졌듯이, 현재 한국은 만화, 소설, 웹툰 등의 특정포맷에 기존의 드라마 영상을 포개는 ‘결합’ 작업에 매혹됐기 때문이다.

리메이크는 제작진들의 최대 관심사다.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도 같은 퓨전사극, 웹툰 인기를 고스란히 떠안은 tvN ‘치즈인더트랩’은 성공한 원작들을 발 빠르게 리메이크한 케이스로 마케팅과 판권 수출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그러나 KBS2 ‘마스터 - 국수의 신’처럼 둔한 각색, 주연배우 연기력 논란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실패작도 존재한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작품성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일석이조 드라마는 단연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꼽힌다. 이와 함께 웹툰과 현실이 혼재되는 독특한 플롯을 내세운 MBC ‘W(더블유)’는 드라마영상 속에 실제 웹툰 장면을 삽입하는 파격설정으로, 한국 드라마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1, 2회에 올인한다

인터넷강국 한국에서는 드라마가 종료되는 즉시, 클립 영상이 각 포털사이트 상단에 배치되고 줄거리 요약 기사들이 실시간 제공된다. 입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고 시청자들은 한 장면, 누군가의 문장 한 줄만으로 드라마를 볼지 말지를 재빨리 결정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첫 주의 시청자 반응이야말로 드라마 성패에 관한 가장 근거 있는 예언이다.

실제로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2 사전제작드라마 ‘화랑’은 1, 2회부터 신라의 천민촌 출신 주인공 무명(박서준)이 꼭대기 계급의 진골?성골과 비등한 싸움을 벌이거나, 여주인공 아로(고아라)가 무명과 삼맥종(박형식)에게 한눈에 두근거리는 장면을 완성했다. 급기야 기록적인 시청률로 화제가 되고 있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1회부터 교통사고, 애인의 사망, 애인 아닌 남자와의 키스 장면을 전부 담아내 브라운관에 충격을 안겼다.

◆ 사회고발은 계속 된다

최순실 게이트가 강타한 2017년, 드라마 작가들이 부조리한 사회 현안을 주제의식으로 삼는 것도 당연지사다. 사태 직후, 기이하게도 2014년 제작된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의 입시 특혜를 다룬 특정 플롯이 정유라의 삶과 겹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성주 작가는 시기가 맞지 않는 우연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조차 언제든지 한국에서 일어날 법한 현실로 인지된다는 것은 단연 이 사회의 씁쓸한 병폐다.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다채로운 법정물?스릴러물이 인기를 끌었다. 전도연의 안방극장 컴백으로 화제가 된 tvN ‘굿 와이프’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법정을 국내스타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한국이라는 특정 공간의 비리를 몸소 까발릴 수밖에 없었다. 결은 다르지만 MBC ‘달콤살벌 패밀리’의 경우, 조폭이나 살인 소재를 담아낸 B급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며 어두운 현실을 미묘하게 풍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탄생시킨 방송사 SBS는 작년에도 ‘리멤버-아들의 전쟁’, ‘원티드’라는 두 편의 개성 있는 법정물을 내놨다. 상반기 팩션사극 ‘육룡이 나르샤’ 또한, 당대의 사상과 정치공학을 오늘날 현실사회와 영리하게 병치시키는 구성으로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 동화 속 캐릭터 ‘하태핫태’

단연코 연말과 새해를 강타한 최고의 트렌드는 잘 생긴 도깨비와 미모의 인어다. 도깨비 김신(공유)과 인어 심청(전지현)은 동화책 주인공이 2016년 현대공간에 난데없이 안착한 케이스로, 드라마를 좀처럼 보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도 강한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직접적으로 동화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는 무척 동떨어진 판타지로맨스도 여전한 인기를 견인했다. 불경기, 취업난, 노인문제가 팽배한 사회에서 새드엔딩은 드라마국의 절대적인 금기어가 됐다. 시청자들은 TV에서만큼은 아름다운 삶을 원하고, 지난해에도 동화처럼 달콤한 로맨스 ‘오 마이 비너스’, ‘쇼핑왕 루이’, ‘운빨로맨스’ 등이 조용하지만 안정감 있게 흥행 가두를 달렸다.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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