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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녹음파일 “대본 읽는 연기자였나?”
김수정 기자  |  ksj@tru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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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5  0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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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녹음파일, 통치행위의 상식 벗어나다...시민들 ‘충격과 분노’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정호성 녹음파일의 일부가 공개됐다. 통치행위의 상식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과 원칙을 통한 ‘투명한 정치’를 강조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상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로부터 명령을 받았다. ‘정호성 녹음파일’이 주는 첫 번째 충격이다.

지난해 ‘정호성 녹음파일’이 공개가 됐지만 이는 검찰이 직접 공개한 게 아니라 수사관이 기자들에게 귀띔한 내용이라고 본다면, 이번에 공개된 ‘정호성 녹음파일’은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야 할 발언에 관해 미리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지침’을 내렸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작성한 원고를 - 박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오랜 시간 알고 지낸’ - 최순실 씨가 단순히 측은지심에서 ‘수정’한 게 아니라, 최 씨가 작성한 원고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의미다.
 
이 언론은 특히 “최순실 씨가 지시한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 등에서 한 발언에 반영이 됐다”고 보도했다. 쉽게 풀이하면 ‘작가’인 최순실 씨가 써준 대본을 ‘연기자’인 박 대통령이 그대로 읽었다는 의미다.

문제의 ‘정호성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순실 씨가 정국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기에 앞서, “적어보세요”라고 명령을 내리면, 정호성 전 비서관은 “예~ 예~”라고 답한다. 상명하복이다. 최순실 씨가 실세 대통령 수준이 아니라 진짜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스리는 사람의 뜻에 따라 주요 국사가 결정되고, 그 것은 어디까지나 ‘법이 정한 바에 따르는 것’인데, 박 대통령과 최순실 모두 법을 어기는 통치행위를 자행했다는 위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2013년 6월 24일 최순실 씨는 정호성 전 비서관과 통화를 하며 “6.25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고, 다음 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꼭두각시처럼 “전쟁을 왜곡해서 북침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순실 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여태껏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과거 시절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민주주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안 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고, 사흘 뒤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정당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답한다.

반대로 박 대통령이 최순실이 없으면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정호성 전 비서관과 통화에서 “담화문을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 어떡하죠? 내일 발표해야 하는데”라고 말하자, 정 전 비서관은 “선생님하고 상의를 했는데 절절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따로 정리를 했다”고 말한다. 담화문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조차 없고, 담화문을 사실상 최순실 씨가 큰 틀에서 작성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도 있고, 또 판단도 있고, 또 그런 거지, 그것을 어떻게 지인이라는 사람이 여기저기 다하고, 뭐든지 엮어 가지고 이렇게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저는 제 나름대로 국정운영에 어떤 저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일을 했다”고 했다.

또 “물론 주위에 참모라든가 그런 분들과 다 의논을 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해 나가면서 계속 저 나름대로 이 부분을 더 좀 정교하게, 자꾸 그렇게 하다 보니까 좋은 생각도 나고, 또 좋은 아이디어도 얻게 되고, 계속 외교 부분, 안보 부분 모든 것을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최순실 씨에 대해 ‘시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공개된 ‘정호성 녹음파일’을 보면, 박 대통령이 마치 ‘시녀’처럼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12년 7월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박근혜는 사자가 아니라 칠푼이”라고 말한 사실이 다시금 SNS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호성 녹음파일 관련 박 대통령 이미지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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