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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와 ‘군함도’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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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3  13: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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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배우 송중기(32)는 2016 KBS 연기대상의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거듭났다. 타고난 스타의 천운이란 이런 것일까. 지난 해 상반기 국민적 인기를 누린 KBS2 창사특집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무려 전 세계 총 32개국에 수출되며 판권 수익으로만 100억 원을 벌어들였고 총 수출효과는 약 1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에서 맡은 남주인공 유시진의 직업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 특전사 대위였다. 누구에게도 직업을 알려줄 수 없는 그가 여의사 강모연(송혜교)과 데이트를 하던 도중 “내가 하는 일이 우리의 관계에 불리하”다며 국가 기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홀연히 떠나는 장면은, 사랑보다 나랏일이 중요한 전통남성상에 관한 클리셰다.

누군가에게 ‘태양의 후예’는 실소를 유발하는 ‘국뽕’(국가+히로뽕, 국가를 향한 자긍심에 도취된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 로맨스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송중기의 해사하면서 동시에 강건한 이목구비는 일부 남성상에 내재된 애국 본능의 실체를 설득시켜버리는 요소였다.

‘태양의 후예’로 단숨에 한류스타덤에 오른 송중기에게 있어 차기작은 중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가 성공 궤도에 오르기 전에 이미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유시진 대위를 소화하며 반듯한 이미지를 획득한 송중기는 이제는 일제강점기의 치욕적 한국사를 그려내는 대작 영화의 주역으로 동참한다.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조선 노역자들 중 독립군 주요 인사를 탈출시키려는 독립군 박무영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해 기꺼이 삭발을 감행했고 지난 해 8월 중국 현지 브랜드행사에서 가발을 착장하기도 했다.

언론들은 그의 어색한 헤어스타일에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고 ‘군함도 촬영 중’이라는 기사 타이틀을 전격 송고했다. 한국 언론은 물론, 해외의 무수한 한류 팬들과 현지 언론들 역시 그의 일거수일투족과 작품 향로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길을 지나가는 평범한 일반인에게 “Do you know Korea?(한국을 알고 있나요?)”라는 돌발 질문을 던진다고 가정하자. 그들 중 일부가 한국을 알고 있다고 해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이란 여전히 북한과 핵폭탄을 놓고 대치하는 낯선 미지(未知)일 뿐이다.

이 가운데 ‘태양의 후예’ 속 특전사 대위로 나랏일을 완벽하게 수행해온 송중기의 반듯한 이미지는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 영화란 무릇 얼굴의 예술이기도 하다. ‘군함도’의 역사적 함의가 담긴 그의 표정은, 오늘날 동아시아 변두리에 위치한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격상시키는 손쉬운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8월부터 송중기를 해외광고 모델로 발탁해 전 세계 주요 국가의 TV채널, 온라인, SNS를 통해 한국의 창의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새 광고를 송출했다. 동영상전문사이트 유튜브 역시 오늘날 각국의 유명인들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중요한 통로다.

지난 해 걸그룹 AOA 멤버 설현과 지민은 케이블TV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과 관련해 ‘긴또깡’(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말실수를 저지르며 뭇매를 맞았다.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는 광복절인 8월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일장기와 전범기를 게재하며 ‘도쿄 재팬’이라는 문구를 적는 행위로 역사의식의 부재를 의심케 했다. 급기야 MBC 국민 예능 ‘무한도전’은 일타강사 설민석을 초빙해 연예인들에게 국사의 큰 줄기를 일목요연하게 가르친다.

국민에게 가벼운 즐거움을 주곤 했던 연예계도 더 이상 역사와 현재의 무거움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역사를 제대로 습득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가 어떤 목표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일을 할 것이냐에 관한 기틀을 확립해준다. ‘군함도’라는 역사 콘텐츠와 한류스타 송중기가 한국사를 해외에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도 있는 현재, 그에 걸맞은 시민들의 올바른 역사의식도 촉구되는 시점이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한국관광공사 해외CF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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