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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나테이너의 길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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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14: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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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지난 2016년 12월 31일 열린 2016 SBS SAF 연기대상과 KBS 연기대상은 각각 이휘재, 전현무를 메인 진행자로 앞세웠다. 그중 KBS 측은 대작 드라마에 치우치지 않으며 작품성은 물론 경력 있는 배우들의 출중함을 예우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전현무의 판단력 있는 진행도 한 몫 했다. 전현무는 지난 2012년 프리랜서 선언 뒤 예능과 각종 행사를 다수 소화해내며 일명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의 톱급으로 떠올랐다. 그는 특유의 ‘깐족거림’으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언어감각이 출중하며 사람들의 반응을 지속 체크해 자가 발전한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프로페셔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휘재는 배우 성동일의 점퍼 패션을 조롱하는 말투, 동반 MC 민아와 장근석을 고려하지 않는 독단진행으로 논란을 낳았다. 2년 째 장기하와 열애 중인 아이유를 이준기와 엮는 등 불편한 진행멘트도 구설수에 휩싸였다.

시상식의 경우 한 해의 성과를 자축하는 행사로서 누군가를 칭찬하는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치열하고 경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한국인들은 유명인의 공격적인 발언에 민감한 편이다. 이휘재는 유달리 참가자들을 힐난하는 특정 태도가 불쾌감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경우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방송, 기업행사 등 공식자리를 유려하게 이끌어가는 MC의 수요도가 급상승했다. 일반인들은 직장이나 축제, 유흥까지 생활 곳곳에서 전문 진행자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고 그들을 평가하는 안목 역시 예리한 편이다. 얼마나 편안한가. 얼마나 재미있는가. 얼마나 신뢰감을 주는가. 지표는 끊임없이 세분화된다.

행사 주최 측 또한 인지도 있는 사회자를 통한 행사의 품격 상승을 꾀하는 가운데, 프리랜서 선언을 한 방송가 아나운서들의 섭외 가격도 천차만별로 나뉘어져 있다. 이처럼 진행자의 능력이 대차대조표처럼 재단되는 사회에서, 이를테면 전현무와 이휘재를 향한 상반된 평가는 진행자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길러나가는 길을 제시해준다.

아나테이너라는 신종 직업에 한정하자면 MC 에이전시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딱딱한 진행 관례를 탈피할 수 있는 유연성을 요구하는 편이다. 더불어 행사 자체의 성격에 맞는 진행자를 선택하는 주최 측의 분별력이 중요해졌다. 반면교사로서 이휘재의 경우 특유의 핸섬하고 차가워 보이는 외양과, 친분을 핑계 삼아 출연자들을 미묘하게 깎아버리는 개그코드가 시상식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시장은 넓어지고 자본의 투입도 체계화됐다. 아나테이너 시장이 2010년대 이후로 본격화되면서 유독 노동 강도가 센 방송사 아나운서들은 프리랜서 선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들이 잇속을 차리려다 방송국의 팀워크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며 힐난조로 대응할 수만도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프리아나운서 시장이 본격화될수록 이들의 종합적인 능력치가 올라가는 이점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경쟁구도는 잔인한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프리아나운서 트렌드는 이들이 무엇보다 자신의 벌이를 증강시키는데 동의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또한 언변 좋은 인재들에게 있어 방송국 한정 아나운싱이 시장의 독식으로 비춰졌다면, 이제 와 모든 진행자들이 생존전략에 관한 선택지에 놓인 것도 자본시장의 응당 그럴법한 순리다.

특별히 연예계는 인물 자체가 지닌 매력을 중시하는 공간이다. 최근 아나운서들이 간헐적으로 버라이어티나 야외 예능 출연에 화답하며 스스로를 트레이닝하는 것도 그러한 일례다. 수 년 전 생겨난 만능엔터테이너라는 말은 이러한 업계 동향을 내다본 예언과도 같았다. 2017년 역시 아나운서, MC, 연예인들의 직업적 능력이 다양한 구간에서 혼재될 전망이다.

지난해는 오정연, 한석준, 김일중에 이어 KBS에 강한 충성도를 보이던 조우종까지 프리를 선언했다. 조우종이 최근 다양한 방송에서 눈꼴이 시릴 정도로 “퇴사 이후 공과금도 밀렸다”며 절박한 생존 콘셉트를 잡는 것은 현재 자본에 떠밀린 아나테이너들의 직업적 성장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는 몇 명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며 전반적인 측면에서 그들은 또 얼마나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까. 어김없이 치열한 2017년의 문이 열렸다.

   
 

사진출처 = 전현무, 조우종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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