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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친다는 것은 ①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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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8  13: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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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의 배정훈 PD는 최근 SNS를 통해 “사건 하나 취재하는데 몸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듣고 있다”는 심경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그알’은 흉흉한 사회 범죄를 탐정 추리극 식으로 풀어내며 대중적 인기를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덮여버린 크고 작은 미제사고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재조명됐고, 때에 따라서 고위계층의 거대 비리가 시청자들을 짓누르며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그간 공영방송사의 경쟁 프로그램 MBC ‘피디수첩’, KBS ‘추적 60분’은 때로 윗선의 지령에 좌지우지되거나 중도에 힘을 잃기도 했다. 정작 민영방송사의 ‘그것이 알고 싶다’만이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증폭시킬만한 드라마틱한 구성을 모색해가며 시사교양의 본질과 상업성을 적절히 조율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단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지 않았을지라도 ‘그알’의 취재력과 사각지대를 향한 책임감 있는 안목은 시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 심판을 상징하는 국정농단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은, 동시에 ‘그알’ 같은 사회정의 추구 집단의 기능성을 새삼 환기하게 한다.

가령 제작진이 “몸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공론화하는 것은 비단 신변을 지켜달라는 S.O.S이기보다, 전 국민이 윗선의 가렴주구를 향한 관심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사회적 제스쳐에 가깝다. 그래서 현재까지 나지막하게 이어져온 ‘그알’과도 같은 일련의 목소리는, 공교롭게도 암담한 시국일수록 사람들에게 국가정책?정치에 대한 동참을 유도하는 계기를 만든다.

배우 정우성은 지난 11월 영화 ‘아수라’ 팬 시사회에서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하며 “박근혜, 앞으로 나와”를 외쳤다. 또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에 대해 “(그분들의 그런 작업에 대해) 신경 쓰지 말자.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고 살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유명배우의 주장은 사익을 취해온 일부 기득권에 반(反)하는 민중세력의 존재를 자연스레 부각시킨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인권?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그리고 오늘날 마치 형체를 잃어버린 것 같은 사회 정의를 또 한 번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 역시 민중들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다채로운 소통 창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TV, 언론, 온라인 채널, SNS가 세계를 향해 전파될 수 있는 시점에, 한 명이나 한 단체의 강경한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교조적 울림을 줄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 17일 ‘그알’은 2011년 사촌형 박용수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 살인사건에 관련한 특집 방송분을 내보냈다. 가족들에 따르면 박용철은 육영재단 소유권을 두고 다투던 박지만 회장(박근혜 대통령 동생)과 신동욱 총재(박근혜 대통령 제부) 사이에 제기된 재판의 결정적 증거를 가진 증인이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박용철이 재판 출석을 앞두고 박용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급작스럽게 살해당한 것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두 사람의 시신에서는 수면제 성분의 졸피뎀이 검출되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됐으며, 당시 관련 보도를 낸 시사인 기자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등은 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국민 권리를 위임받지 않은 엉뚱한 세력의 국정농단이 현실화됐다. 평소라면 무심결에 지나쳤을 국가정책?정치에 관한 사람들의 민감도도 극에 달했다.

그렇다면 ‘그알’은 물론 대중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명인, 1인 발언권을 가진 모든 국민들이 한곳으로 힘을 응집시킬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 그간 많은 이들이 윗선에게 느껴온 석연찮음은 끝내 물증 있는 공분으로 번졌다. 그들의 비리를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파헤쳐야 한다는 사회 곳곳의 크고 작은 의지도 나날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이다.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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