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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朴 대통령 그리워한(?) MBC…작성자는 ‘뉴미디어뉴스국’
이승진 기자  |  lsj@tru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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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11: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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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히는 언론사들이 너도 나도 반성을 하며 최근 들어 확 달라진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방송사는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27일 발표한 긴급보고서에서 MBC의 이상한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특검과 국정조사 속에서 일부 언론의 기사에선 최순실의 부도덕성과 이기심을 부각하는 등 자극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에 머무르고 있다”라며 “그런 가운데 성탄절 촛불 민심을 외면한 채 박근혜 대통령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듯한 이상한 기사가 MBC 홈페이지에 실렸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에 따르면 성탄절이던 지난 25일 MBC 뉴스 홈페이지에는 오전 7시 40분에 “직무정지 박 대통령, 참모들과 케이크 나누며 ‘조용한 성탄’”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다른 보수 신문들도 성탄절 청와대 분위기를 스트레이트식으로 짧게 올리기는 했지만 이 기사는 달랐다.

우선 기사 작성자는 ‘뉴미디어뉴스국’이었다. 방송 뉴스로 나가지 못할 뿐 아니라 기자 이름을 붙이지 못할 사연은 기사를 읽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일단 소제목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측은지심이 은근히 느껴진다. [외부일정·페북 메시지 없이 측근만 만나 차분히 법률 대응 / 집권 1~3년차 때는 안보·민생 현장 행보…올해는 黃(황) 권한대행이 대신] 이라고 적혀 있다.

이 문장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는 ‘차분히, 안보·민생 현장 행보’와 같은 낱말이 중립적인 뉘앙스를 가진 단어로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기사에서 더욱더 크게 드러난다. [당장 27일 열리는 탄핵심판 2차 준비절차 기일을 앞두고 헌재가 요구한 ‘세월호 7시간’의 박 대통령 행적을 제출하기 위해 참사 당일 시간대별 박 대통령의 업무 내역과 위치 등의 자료를 촘촘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란 대목에선 이제까지의 무수한 기사를 부정하면서 마치 박 대통령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온종일 ‘촘촘하게’ 업무를 본 것처럼 행간을 읽히게 기사를 작성했다.

이와 함께 [안보와 민생을 직접 챙기던 예년의 크리스마스와는 대조적인 모습, 취임 첫해인 2013년 박 대통령은 12월 24일 군부대 격려 방문과 12월 25일 아동시설 방문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2014년에는 페이스북에 직접 수놓은 자수 그림이 인쇄된 연하장 사진과 함께 성탄 메시지를 띄웠습니다.]란 글도 이어진다. 이쯤 되면 기사라기 보단 탄핵된 대통령을 향한 연민의 글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것으로도 부족했나보다. 맨 마지막 구절에선 [올해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장애 영유아 거주 시설을 찾아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습니다.]라고 갈무리했다.

탄핵으로 권한이 정지된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꼭 작은 따옴표로 강조해야 했을까? 이런 문제 때문에 이 글이 기명을 달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실린 순간 이 글은 기사가 되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이날 “도대체 청와대의 차분한(?) 성탄 분위기는 과연 누가 취재를 했고, 진짜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누구인지를 밝히지 못한다면 기사라고 할 수 없다”라며 “혹시 선진 취재 시스템을 따르는 알파고 같은 로봇이 기사를 작성한 것은 아닐까? 차라리 그 로봇이 잘못 작성한 기사이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이어 “그래도 위 기사로 우리는 또 한 가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바로 MBC는 여전히 공영방송이길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이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방송법 개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오히려 더 큰 힘을 보태 준 증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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