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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의 눈] 김유정의 시간은 조로(早老)한다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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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6  13: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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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배우 김유정(17)이 출연한 2016년 하반기 KBS2 최고의 인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은 18회 전 분량의 광고를 완판하며 광고 판매액 총 70억 원을 돌파했고 중국은 물론 일본, 동남아, 미주 등 해외 수출을 성공시켰다.

드라마는 천방지축의 남장여자 내시로 궁에 입궐한 홍라온(김유정)을 사랑하게 되는 세자 이영(박보검)의 심경 변화를 묘사하는 장치로써, 두 사람의 손과 어깨나 입술의 숨결이 우연히 맞닿는 장면을 자주 클로즈업하는 편이다.

이 같은 기술적인 연출에 힘입어 ‘구르미’는 이영과 홍라온이 첫 키스를 하는 7회에 이르자 밤 10시대 공중파로서는 기록적인 20%대 시청률을 넘겼다. 즉 퓨전사극로맨스인 해당 드라마의 광고 매진 비결은 탁월한 외모의 어린 배우들이 보여주는 로맨스 문법의 극대화에 있었을 것이다.

앞서 김유정은 지난 2003년 만 4세에 과자 CF를 찍으며 연예계에 데뷔한 후 다채로운 작품에서 주관이 뚜렷하거나 혹은 티 없이 씩씩한 소녀 역을 소화해왔다. 김유정은 ‘구르미’에서도 남장 내시 역할로 분하며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10대 청소년의 외피를 뒤집어쓴다. 하지만 키스 한 신(Scene)이 기록적인 시청률로 직결되는 방송가에서 드라마는 김유정이라는 어린 배우를 분당·회당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소비재로 활용하길 서슴지 않는다.

1999년생 법적 미성년자인 김유정은 ‘구르미’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 최초로, 성인 남성 배우와의 키스신을 여러 번 소화했다. 실제로 방송가와 대중들은 꽃봉오리처럼 피어날 듯 말 듯 성장해가는 여고생 배우가 여유를 가지고 한 뼘 더 자라나기를 한시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인상이다. 공교롭게도 소속사 싸이더스HQ에는 아역 배우계의 투톱, 동갑내기인 김유정과 김소현(17)이 소속돼 있으며 두 배우의 행보는 큰 틀에서 전체적으로 흡사하다는 인상을 준다.

김소현 역시 올해 케이블TV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 옥택연과의 높은 수위의 스킨십에 노출됐다. 김소현이 옥택연과 공중 부양 키스를 하거나 바닥을 굴러다니며 몸싸움을 하고 서로의 몸이 밀착된 상태에서 두근거림을 느낄 때, 남녀의 아슬아슬한 연애 분위기는 극대화된다.

드라마에서 김소현이 입고 다니는 교복은 더 이상 학생 신분을 나타내는 표식이 아니다. 최근 로맨스극에 기용된 10대 배우들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교복·한복·여장남자 패션은 사실상 남성 시각 위주의 AV(Adult Vedio) 속 섹슈얼리티 유니폼에 가깝다. 해외 시장이 한국의 방송콘텐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주재하는 드라마들은 한층 더 시청률의 트렌드 흐름에 디테일을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심지어 김유정은 올해 광고계에서도 충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과자 등의 식품 광고뿐 아니라 여성의 고운 피부 결을 강조하는 화장품 광고계를 섭렵했다. 놀라운 것은 고작 18세인 그가 최연소 자격으로 국내 대기업 김치냉장고 모델로 발탁됐으며 금융기관의 간판으로도 거듭났다는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입장에서는 김유정의 이러한 광고 행보를 김유정의 ‘급’이 올라갔다는 낙관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 광고의 경우 김유정보다 20년 정도 나이가 많은 톱배우 하지원, ‘삼둥이’ 아버지로 자상한 이미지가 급상승한 송일국, 은퇴한 피겨 여왕 김연아 등 원숙하고 노련한 셀러브리티가 출몰한다.

한국인들 누구나 대외적으로는 김유정이나 김소현을 ‘국민 여동생’이라 호명하고 성장을 격려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긴 한다. 하지만 고작 18살인 이들의 쓰임새는 나날이 수상하고, 두 사람은 이미 공식 석상에서 풀메이크업에 노출 있는 드레스 차림으로 출현해 남성 팬들의 사심이 섞인 환호를 받는다.

모두가 김유정, 김소현을 완성된 여성 소비재로 인식한 가운데, 이제 두 사람의 기나긴 인생에서 획기적인 연기 캐릭터 변신이란 얼마나 고단한 고민을 거쳐야만 가능한 일인가. 아역 배우들의 이미지 노화는 우리들의 예상보다 무척 빨리 시작됐고 향후 김소현과 김유정은 30~40대 무렵에는 한 치라도 어려보이기 위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에 골몰해야 할런지 모를 일이다.

   
 

사진 = 광고메이킹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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