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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돋보기] 미운 우리 새끼가 클럽에 다닐 때
이기은 기자  |  dkffod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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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4  13: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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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최근 시청자들이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는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매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의 효자 방송으로 순식간에 급부상했다.

‘미우새’는 가수 김건모, 방송인 박수홍, 평론가 허지웅, 전직 1세대 아이돌 토니안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담는데 주력하고, 이것은 MBC ‘나 혼자 산다’가 혼자 사는 남자들의 생활양식을 리얼하게 관찰했던 방영 초창기 의도와도 일맥상통하는 편이다.

토니안은 30대 또래 남성들과 셰어하우스 형식으로 살아가며 본의 아니게 지저분한 생활습관을 드러냈다. 반면 허지웅은 집안의 피규어에 먼지가 쌓일까봐 먼지떨이를 상비하는 과도하게 깔끔한 남자다. 시청자들은 상반된 생활습관을 가진 두 남자를 자연스럽게 대비시키며 ‘그래도 토니안이 낫다vs허지웅이 낫다’로 감정을 이입하거나, 독거남인 이들이 자신의 동거인이 되는 상황을 가정하며 코멘트를 단다.

이러한 ‘미우새’의 가장 큰 특이사항은 어머니 네 명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MC인 유부남 신동엽, 새댁 한혜진, 이혼남 서장훈과 독거라이프에 관한 대담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김건모 어머니는 특유의 화끈한 성미로 신동엽을 철없는 조카 다루듯이 쥐락펴락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어머니들의 예능 캐릭터를 나날이 고착화하는 카메라 의도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에 이들은 잔소리 많은 노모이거나 혹은 개성 뚜렷한 ‘시어머니 상’으로 분류된다. 성격이 세 보이지만 뒤끝은 없어 보이는 사람, 기품 있지만 보수적일 것 같은 사람, 여성스럽고 차분한 사람, 동네 아주머니처럼 소탈한 사람. 물론 이러한 시어머니 캐릭터의 탄생은 고부갈등, 핵가족, 노인부양과도 같은 한국의 사회현상과 철저하게 맞닿아있다.

그러나 세대차를 고려할지라도 ‘미우새’가 다소 퇴행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대부분의 나이든 어머니들이 성인으로 독립한 아들의 생활 성향을 좀처럼 수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건모가 용돈으로 자전거를 여러 개 수집하거나 소주 전용 냉장고를 구입할 때, 김건모의 어머니는 “쟤가 왜 저러는지 몰라”라고 혀를 차며 아들의 사적인 구매 취향을 비난한다.

90년대 가요계의 상징 김건모는 저작권료가 어마어마한 가수다. 김건모는 물론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까지 이들은 자신의 경제력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삶을 산다. 하지만 카메라 시선은 우리 세대 평범한 어머니들이 혼자 사는 아들을 한심해 하고 안쓰러워하는 심경에 과도하게 몰입한다.

어머니들의 공통적인 시각에 따르자면 30대 후반에서 50을 바라보는 미혼·이혼남 아들들은 혼자 지내는 딱한 노총각이거나 홀아비일 뿐이다. 이를테면 ‘미우새’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전통세대의 뿌리 깊은 가족문화를 기반으로, 시청자들이 독립된 인격체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의 생활상을 대차대조표처럼 구분 짓고 평가하는 상황을 은연중 유도해낸다.

박수홍은 지난 1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동치미’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까발려진 현 시국에 클럽에 놀러가는 방송분 탓에 세간의 비난을 산 일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그는 “(아무리 어두운 시국이라도) 나는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잖냐. 내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그것이 국민에게도 전해진다”고 해명했다.

박수홍의 말마따나, ‘미우새’ 속 3040대의 독신 연예인들은 이러나저러나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고 방송 일을 잘 해내며 자기 한 몸도 건사한다. 그래서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 어머니의 아들을 향한 끊임없는 걱정과 잔소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가부장사회를 지나는 과도기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2010년대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이 출범해 인기를 끌고 1인 라이프가 점차 자연스러운 시대 분위기에서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이 지금보다 늙거나 건강이 약해진들, 정말로 외롭고 ‘불쌍한’ 독신이긴 할까. 어머니들이 사서 걱정하는 ‘미우새’ 자식들의 풍경은 누군가에게는 도리어 행복하고 안락한 현실일 수 있으며, 그만큼 미래 사회에서 결혼은 나날이 철저한 개인 선택으로 응축될 사안이다. 그래서 누구도 방송이 때때로 클로즈업하는 휴머니즘이나 연민에 간편하게 동조할 수만은 없다.

   
 

사진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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