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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곶감 이야기
조정현 주필  |  jjh@tru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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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1  19: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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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토리] 조정현 주필 = 페루 인구의 3분의 1이 살고 있다는 수도 리마(Lima). 1535년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해안 사막 지대 위에 지어진 도시 리마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왕들의 도시’로 불릴 만큼 큰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이 곳 사람들은 11월 1일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은 이승의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죽은 자의 영혼이 찾아오는 날, ‘죽은 자의 날(Dia de los Muertos)’이기 때문이다. 즉, 이날의 축제는 사망한 친지들의 무덤에 모여 고인을 기리는 전통 민속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날이 오면 가족, 친지들 모두 모여 음식을 준비해 죽은 조상에게 대접하고 공동묘지를 찾아가는데, 묘지 악단이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고 가족들은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우리나라처럼 ‘죽음’과 관련된 몇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대성통곡하며 애도하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이 날만큼은 국민 모두가 떠들썩한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영화 ‘007 스펙터’에서 보면, 멕시코 시티의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한 순간에 사로잡는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우리에게는 그런 거리로 뛰쳐나올 만큼 신성한(?) 전 국민적 축제의 ‘날’은 없지만, 조상과 교신(?)할 수 있는 이와 비슷한 음식문화의 전통이 있다.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곶감’은 죽은 자와 산자를 이어주는 신령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보통 제사상에 곶감을 잔뜩 올린다.

그런 곶감이 올해 ‘가을 장마’로 흉작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상 기후로 인해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은 물론 아니겠지만 요즘 나라 꼴이 정상이 아니다. 조상들의 지혜 가득하고 현명했던 삶을 우리 후손들이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일까. 각 지역에서 곶감 축제가 요즘 한창이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곶감을 먹으며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달래면, 그렇게라도 우리 조상들을 대접하면 한국 사회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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